일부 의사들이 방송에서 잘못된 건강·생활 정보를 사실인 양 알려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처벌은 지난 2년 간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은 복지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방송 등 미디어 매체에서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치료법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의사들의 활동을 근절하기 위해 2015년 9월 의료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2015년 9월부터 현재까지 거짓·과장 건강·의학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52개 방송프로그램을 징계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들 프로그램에 출연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의사를 한 명도 처벌하지 않았다. 

의료법 시행령 32조에 따르면 복지부는 방송에서 거짓·과장 건강·의학정보를 제공하는 의료인의 면허를 최대 1년 정지시킬 수 있다.

방심위의 처분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라 방송사업자, 중계유선방송사업자, 전광판방송사업자 등 프로그램 제작자에게만 내려진다. 때문에 복지부가 허위 내용을 알린 의사를 따로 처분하지 않으면 의료 행위를 계속 할 수 있다.

방심위가 거짓·과장 건강·의학정보를 제공 혐의 처분을 내린 사례는 다양하다.

ㄱ 의사는 “추간공협착과 혈류, 자율신경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추간공확장술”이라고 과장된 정보를 유포했다. ㄴ 의사는 난치병인 기면증을 두고 “비교적 치료가 잘되고 한 달 안에 회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ㄷ 의사는 “당뇨병을 인공췌장기로 치료했더니 예전 치료법 비해서 망막증 신장합병증, 신경합병증이 60% 감소했다”고 특정 치료법을 강조했다. ㄹ 의사는 여드름‧다크서클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을 설명하면서 “특정 질병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잘못된 정보를 퍼트렸다.

방송국은 의사들이 발언할 때 병원 정보와 전화번호를 자막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김명연 의원은 "잘못된 의학정보는 부작용과 과잉치료를 유발해 국민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법까지 개정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방심위 처분 내용을 보면 어떤 의료인은 반복적으로 방송에서 거짓·과장 정보를 퍼트리고 병원 홍보를 하고 있다"며 "복지부는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련 의사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운하 기자  prmc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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