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건강검진자의 대변을 분석한 결과 100명 중 3명 이상이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석 대상의 1.5%에선 담도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원인생물체인 간흡충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양종인 교수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9만9451명의 대변 샘플 19만7422건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5일 밝혔다.

이 내용은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저널인 미국열대의학회지 97권에 게제됐다.

이번 결과는 주로 도심에 거주하며 상대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3.4%에서 기생충 감염이 발견됐다. 가장 많이 발견된 기생충은 간흡충으로, 전체 건강검진자의 1.5%가 감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흡충은 담도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감염 시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된다.

다행히 10년의 관찰 기간 동안 간흡충증의 감소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건강검진 결과 상담 과정에서 간흡충과 민물고기 생식의 위험성을 교육한 것이 효과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간흡충에 감염된 사람 중 처음 검진을 받은 사람이(1.1%) 두 번째 이상 검진을 받은 사람(0.4%)보다 두 배 이상 많아, 한 번이라도 의사와 상담 경험이 있는 사람이 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변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된 사람의 복부 CT와 초음파, 그리고 대장내시경 결과를 각각 분석했을 때 간흡충 알이 발견된 사람의 초음파 또는 CT 검사에서 간흡충이 있는 것으로 보인 경우는 약 2.5%였다.

또 대변에서 편충의 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사람의 대장내시경에서 편충이 발견된 경우는 약 9%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양종인 교수는 “기생충 감염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대변검사가 여전히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검사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볼 때 간흡충증이 가장 흔하다는 것은 민물고기의 섭취를 피하도록 하는 대중 교육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현재 국가 대장암검진으로 제출하는 대변 검체에 기생충 검사를 추가하면 간흡충의 발견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1971년부터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첫 실태 조사에서는 84.3%의 충란양성률을 보였지만 꾸준한 장내기생충 퇴치사업을 진행한 결과 2012년 실시된 제8차 조사에선 기생충 감염이 2.6%로 나타났다.

그러나 간흡충 양성률은 제1차 4.6%에서 제5차(1992년) 2.2%로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7차 조사에서 2.9%로 6차 조사(2004년) 1.4%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해 우리나라 장내기생충 중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인다.

간흡충(C. sinensis)은 우리나라 5대강 유역(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을 중심으로 유행지역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강 주위에 거주하는 국민의 참붕어 등 민물고기 생식 습관을 따라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대변검사로 검출되는 장내기생충질환 감염증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간흡충을 예방하기 위해선 자연산 민물고기를 회로 먹지 말아야 한다.

황운하 기자  prmc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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